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길, 마주침과 엇갈림, 그리고 결국엔 흩어지고 남은것들

 -1-


 창틀 너머로 햇살이 들어온다. 지긋지긋하게도 또 다시 아침이, 삶이 시작되는 신호였다. 속을 매쓱거리게 만드는 알람을 꺼버리곤, 밤새 착용한 안대와 귀마개를 뺏다. 귀마개를 빼자 순식간에 몰려드는 세상의 온갖 소음들은 나를 이른 아침부터 지치게 만들기에는 충분하였다. 그래, 아침, 누군가에게는 새로이 하루를 시작하는 활기찬 시간대, 나에게 있어서는 환멸나는 세상을 또다시 마주해야 하는 절규뿐인 시간, 나에게 아침이란 그런 시간대 이었다. 앞으로도, 어쩌면 영원토록, 그럼에도 스스로의 생을 놓아버릴 용기는 우습게도 없었기에, 냉장고 문을 열고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차게 식은 빵은 전자렌지로 데우기 시작했다. 띵- 울리는 소음과 함께 텁텁한, 아무맛도 느껴지지 않는 빵을 입에 우겨 넣고는 나의 톱니바퀴와 같은 하루가 시작 되었다.




-2-


 아침은 누구에게나 힘겨운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특별히 다른것은 없이 똑같이 힘겨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요란히도 울리는 알람을 5분만 더- 5분만 더-라고 마법의 주문인 양 읇조리고는 매일을 이불속을 꾸물거립니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봄날의 향기가 저를 살며시 유혹하여, 저를 끝내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었습니다. 기지개로 밤새 굳은 몸을 풀어주고는 커튼을 활짝 저쳤습니다. 살짝 열린 창틈 사이로 살랑이며 들어오는 봄바람이 저를 간질입니다. 아침식사를 챙겨 먹는것은 꽤나 귀찮은 일이지만, 꼬르륵 거리는 뱃소리를 무시할수는 없겠죠. 저는 찬장에 말랑한 모닝빵과 달콤한 과일잼, 고소한 우유로 오늘 하루를 시작 하였습니다.




-3-


 언젠가부터 끊겠다고 다짐했던 담배는 이제는 나에게 일상이 되었다. 출근 전 한대, 식사후 한대, 잠들기 전 한대, 지독하리 만큼 힘겨운 하루하루에 담배만이 유일한 위로가 된지는 오래였다. 회사에 들어가기 전, 나는 가면을, 불만 가득한 표정은 미소로, 웃음으로 숨기고 나라는 사람을 말끔히 지우고는 직장에 들어선다. 하나의 부품으로써, 하나의 도구로써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 굴러간다. 그렇게 삶을 이어간다.




-4-


 학교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신나는 노래를 듣습니다. 오늘같이 봄이 만개한 날에는 흔히들 말하는 자체 공강을 하고, 소풍을 가는것이 좋을것 같지만, 어쩌겠나요. 출석률이 두려운걸요. 학교의 수업은 언제나 재미는 없습니다. 저는 최대한 집중을 해 보려 하지만, 강의실 창 너머로 비추는 따뜻한 봄햇살이 저를 나른이 녹이는 것만 같습니다. 어느새 강의는 끝나고, 제 노트는 개발새발로 써진 필기만이 남았습니다. 제가 쓴 필기지만, 꽤나 화려하게 엉망인 제 글씨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5-


 점심은 늘상 혼자 먹는다. 아니, 먹는다라고 표현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별다른 것들을 취하지는 않는다. 쓰디쓴 커피 한잔과 퍽퍽한 비슷킷 한조각 그리고 담배 한두개피, 지극히도 자기파괴적인 식단에 주변인들의 걱정을 받고 있는듯 하지만, 그다지 장수를 하겠다거나 하는 생각도, 그렇다고 삶을 꿋꿋이 이어가고 싶다는 욕구도 없었기에 그다지 귀담아 듣지는 않는다.




-6-


 점심시간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주변에는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무엇을 먹을지 사뭇 진지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듯 보입니다. 같은 학과의 동기중 한명이 다같이 근처 도시락 전문점에 가자고 합니다. 저또한 별다른 이견이 없었기에 동기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흰쌀밥, 연어구이와 타르타르소스, 약간의 샐러드, 대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가격까지, 우리 모두 만족스런 점심식사를 하곤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오후 수업 시간이 되었습니다.




-7-


 의미도 없는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다. 어느 누구는 가족의 곁으로, 어느 누구는 연인의, 어느 누구는 친구의, 다들 누군가의 곁으로 돌아가는 듯 보인다. 나는 동내 작은 마트에서 마감 세일 중인 반찬거리를 몇개 사들고는 쌀쌀한 집으로 몸을 우겨 넣었다. 찬장 어딘가에 놓인 즉석밥을 아무렇게나 뜯어 전자렌지에 데웠다. 멍하니 창밖을, 창 너머의 세상은 각자의 생명력으로, 각자의 리듬으로 흘러가는듯 보였다. 나의 느리고, 거진 멈춰버린 박동은 본디부터 없었던것처럼.




-8-


 수업이 끝났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 30분, 저는 친구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동내 카폐로 향했습니다. 학교의 과제, 과제를 조금씩 하다보니 어느덧 저녁 시간 입니다. 주홍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뒤로하고 집으로, 현과문을 여니 따뜻한 집내음이 저를 안아주는것만 같습니다. 저는 따끈하게 새밥을 짓고, 엄마가 챙겨준 맛있는 반찬들을 꺼내어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9-


 구역질이 올라왔다. 입을 틀어 막고는 화장실로, 변기 앞에 쓰러지듯 주저 앉았다. 얼마 먹지도 않은 음식물들이 식도를 타고 역류 하였다.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투명하고 서글픈 한방울이 주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10-


 오늘은 카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 입니다. 버스로 몇정거장 안 되는 거리, 작은 동내 카폐 입니다. 카폐 근처에 이런저런 회사가 있지만, 회사원 분들은 다들 반대쪽 큰길거리에서 식사를 하는 모양이라, 카폐는 언제나 느긋합니다. 딸랑- 입구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매일 오시는 손님입니다. 늘 피곤해 보이는 얼굴, 은은히 풍겨오는 담ㅂ냄새, 마치 세상에서 홀로 색이 없다고 생각이 드는 그런 손님 입니다. 매일 홀로 아메리카노에 샷을 추가하시고, 작은 비스킷을 하나만 사가시는 손님 입니다. 매일 매일을 똑같은 표정과 똑같은 메뉴들, 한마디 말도 없이 사가시는 특이한 손님 입니다.




-11-


 오늘도 점심을 조용히 홀로 먹었다. 쓰디쓴 커피 한잔, 그리고 비스킷 한조각. 매일 같이 같은 주문을 하는 내 모습이 신기한것인지, 아니면 이상하다 생각을 하는건지, 카폐의 직원은 언제나와 같이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 이었다. 이것이 나만의 피해의식일지도, 아니 그럴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언제나와 같이 똑같은 표정과 똑같은 속도로 가벼운 목례만을, 커피를 받아 들고는 도망치듯 카폐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12-


 제가 일하는 카폐는 언제나 한가합니다. 가끔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인터넷 판매가 많이 들어오면 조금 더 바쁜 날이 됩니다. 오늘이 그런 날 입니다. 사장님은 열심히 여러 디저트들을 만들고 저는 포장을 합니다. 택배 상자에 차곡차곡 쌓다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 입니다. 이 시간이면, 언제나와 같이 회색빛의 손님이 오실 시간 입니다. 여전히 은은히 온기가 남아있는 비스킷을 들고 카운터로 나갔습니다.




-13-


 오늘도, 늘상가는 카폐로 향한다. 그곳에 커피가 맛있다던가, 분위기가 좋다던가, 하는 감상은 없다. 그저 마주치는 사람이 적고, 적막하기 때문에 발걸음을 한다. 카폐에 들어서자 빵냄새가 안면을 강타 하였다. 속이 약간 울렁이는 것 같아 얼른 커피와 비스킷을 사고 나가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지만, 모두들 주방에서 바쁘게 일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바빠서인지, 내가 온것도 모르는, 그렇다고 직원을 부를만큼 절박한것도, 그럴 용기도 없었기에, 나는 조용히 뒤돌아 가게를 빠져 나왔다.




-14-


 카운터에 나가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직 안 온 걸까요? 늘 이시간에 오시는 손님인데, 오늘은 조금 늦나 봅니다. 아직 따끈한 이 비스킷 드셔보시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기다렸지만, 달이 인사를 하러 나올때까지 안 오십니다. 조금 아쉽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저는 사장님을 도와 마감 정리를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15-


 울렁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한방울 물도 들어가지 않은 속 이지만, 마치 수백만마리의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기분에 변기를 부여잡고 마구 헛구역질을, 그저 누런 위액만이, 공허히 올라오는 위액의 시큼한 향만이 멤돌고, 비어버린 속마냥 적막만이 나를 어루만졌다. 그럼에도 환멸나게 붙어있는 생에 그저 뜻 모를 한방울 소나기가 화장실에 쏟아졌다.




-16-


 수업이 끝나고 잠시 산책을 합니다. 이제 봄이 지나고 조금씩 더워지는것 같습니다. 더운건 정말 질색인데, 그래도 여름에는 여름에만 즐길수 있는것들이 많으니까요.




-17-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온몽의 힘이 빠지고, 지나칠 정도로 해가 강한 계절, 나는 여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거 같다.




-18-


 오늘은 카폐에 회색빛 손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습니다. 동내를 순찰하는 고양이, 동내 모든 분들이 좋아하는 치즈색 고양이 입니다. 동내 여기저기를 순찰하다, 가끔 목이 마르면 제가 일하는 카폐에도 당당히 홀로 출두 합니다. 그럴때면, 작은, 고양이만을 위해 준비한 그릇에 시원한 물을 담아 줍니다. 오늘도 고양이 손님은 제 대접에 만족한 듯 보입니다.




-19-


 언제나와 같이 오늘도 카폐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곳을 피하기위해, 세상의 소음은 왜 이리 시끄러운지, 그저 한숨만 느는것 같다. 카폐 문 앞에서 쨍한 색의 주황색 고양이와 알바생이 놀고 있는듯 보였다. 카폐로 다가서자 그 알바생은 웃으며 인사한다. 고양이가 사납지 않으니 안심하고 들어오라는 말도 덧붙인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 커피와 비스킷을 사서 나왔다. 고양이는 계속해서 운다. 왜인지, 싫지는 않았다.




-20-


 과제는 왜 이리 많은 걸까요? 반나절이 넘는 시간동안 도사관에서 과제만 한것 같습니다. 찌뿌둥한 몸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풀고는 도서관 창밖을 보았습니다. 여유로이 떠나가는 하늘위 구름이 무척이나 부러운 날 입니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 5시, 저는 책과 패드를 가방에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 났습니다. 도서관을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길가에 들어서니, 멍하니 담배를 피는 익숙한 회색의 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황급히 담배를 끄는 모습에, ‘재만 남은 사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1-


 오늘은 일이 조금 일찍 끝난 날이다. 사무실에서 나와 거리 한구석에서 담배를 물고는 불을 무심히도 붙인다. 폐포 하나하나에 온갖 해로운 것들이 들러 붙는것이 느껴진다. 그저 멍하니, 허망하게 흘러가는 하늘속 흐름을 보며, 기계적으로 담배 연기를 들이 마시다 뱉는다. 조용한 거리에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색색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나도 모르게, 담배를 꺼버렸다.




-22-


 집으로 돌아와, 즉석밥을 데웠다. 언제 산건지도 모를 레트로트 카레를 뜯어 그릇에 부었다.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밥을 억지로 입에 밀어 넣었다. 식사를 끝내고, 설거지를 하곤, 버릇적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약간 속이 울렁거렸지만, 그럭저럭 참을만 하였다. 나는 오랜만에 화장실 거울 속 내모습을 보았다. 피로에 절여진, 생기없는 눈 두덩이, 관리하기 싫어 정수리 위로 질끈 말아올린, 지속된 흡연으로 푸석해진 머리칼, 언제 무너져도 이상해 보이지 않는 몸뚱아리, 실로 처참한 모습에 실소가 절로 나왔다. 나는 화장실에서 나와, 어디로 가는지 모를 흐름에, 반갑 이상 남아있던 담배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23-


 샤워를 끝마치고 가볍게 머리를 쓸어 내렸습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흘러 내리는 머리결에서 향긋한 향이 은은이 퍼졌습니다. 따끈한 차를 마시며 일기장을 펄쳤습니다. 오늘도 무탈히 보낸 일상에 안도하며, 한자한자 외로이 글을, 연필에 꾹꾹 눌러담아 유유이 표류 시켰습니다. 무언가 가슴속 한켠이 공백으로 넘실거리는 기분 입니다.




-24-


 계절이, 시간이, 세월에 어찌 흘러가는지도 모른채, 어두운 밤바다를 유영하듯 그저 그렇게 흘렀갔다. 적막한 사무실에는 연신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어느덧 시간은 고이고 고여 오후 1시,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이 여럿이 모여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간다. 나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긋이도 지키다 아무도 없는, 적막하다 못해 공허한 사무실에서 빠져 나왔다.




-25-


 오늘도 회색의 손님은 커피 한잔과 비스킷 한조각만을 사갔습니다. 쌉살한 커피와 퍽퍽한, 잼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아무맛도 나지 않는 그런 비스킷을, 매일 같은 시각, 같은 메뉴, 같은 옷차림, 같은 표정, 같은 말투, 같은 행동, 매일매일이 그저 돌아가는 시계침 같은 사람 입니다. 그런데 왜 일까요? 오늘은 늘상 코를 때리던 진한 담배 냄새가 조금은 옅어진것 같습니다.




-26-


 마감 청소를 합니다. 쓸고 닦고, 여기저기 먼지는 참 많이도 쌓입니다. 매일같이 청소를 해도 어디선가 걸어 들어오는 먼지는 매번 구석에서 저를 반겨줍니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집으로, 퇴근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사장님이 팔리지 않아 남은 몇가지 빵을 챙겨 주셨습니다. 풍신한 빵들 사이로 회색 손님이 늘상 사가시는 비스킷 한조각도 숨어있습니다. 가볍게 샤워를 하곤, 따근하게 차를 우립니다. 은은히 퍼지는 홍차의 향이 포근하게도 멤돕니다. 저는 빵 봉지에서 비스킷을 꺼내어 한입 입속에 던졌습니다. 오도독하는 식감, 별달리 느껴지지 않는 맛, 같이 챙겨온 딸기잼을 꺼내어 비스킷 위에 듬뿍 뿌려서 다시 입속으로 던져 넣었습니다. 회색 손님은 늘상 딸기잼을 거절 하셨는데,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7-


 시끄러운 알람이 울린다. 여전히 무거운 두눈을 힘겹게 걷어 올리곤, 버릇적으로 담배를 찾아 더듬거렸지마, 잡히지도 않는 공기만이 손에 부딪혔다. 문든 언젠가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려버린것이 기억이 났다.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지만, 침대에서 힘겹게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였다. 길을 걷는다. 유난히도 내리쬐는 햇볕이 너무나도 눈이부셔, 그저 눈을 감고 싶었다. 진하디 진한 커피 한잔, 비스킷 한조각이 간절해졌다.




-28-


 회색의 손님이 안 온지 벌써 몇달이 지나갔습니다. 사장님꼐서는 아마 그 회사가 여러 사정으로 문을 닫은것 같다고 말하셨습니다. 저는 요즘 졸업 준비로 꽤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멍하니 앉아, 비스킷 한입 베어 물었습니다. 왜인지 모를 흐름에 곱씹고, 또 곱씹다 보니 왠인지 모를 달큰함에, 왜인지 모를 울적함이, 왜인지 쓰디쓴 커피 한잔이 마시고픈 날 입니다.




-29-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였고, 폐업을 하는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말 이었을지도 모를 일 이었다. 나는 나의 작디 작은 집을 정리를 하고, 지방의 작은 도시로 이사를 하였다. 대도시, 그 시끄러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한가로이 집앞 벤치에 앉아있으니,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정답게 다가와 내다리에 자신의 볼을 부빈다. 냥냥거리는 울음이 그리 싫지는 않았기에, 여름에 공기가 왜인지 그리 싫지는 않았기에, 하늘에 유유이 부유하는 구름이 왜인지 그리 싫지 않았기에, 왜인지 모를 아련한 기분이, 왜인지 모를 울적함이 그리 싫지는 않았기에, 나는 그저 하염없이, 왜인지 모를 기분에, 어디로 가는지 모를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저 그렇게.




-30-


 어느덧 졸업을 하는 날 입니다. 정들었던 학교도, 정들었던 강의실도, 정들었던 친구들과도 이별을 하는 날 입니다.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들 축하하고, 축하해줍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집에오니 왜인지 기운이 쭉 빠집니다. 가슴 한켠에 언젠가부터 생긴 공백은, 언젠가부터 생긴, 언젠가부터 생긴, 왜인지 모를…




-31-


 네번의 계절이, 몇번인가 무심히 지나갔다. 세상이 변하는만큼 나또한, 변하지 못할것만 같던 나도 조금씩 변하여갔다. 오래간만에 화장시 속 거울을 보았다. 푸석했던 머리칼은 담배 냄새 대신 향긋한 향이, 눈가에는 여전히 다크서클이 있지만, 그래도 퍽 살만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밖에서는 냐옹거리는 부름이 들렸다. 언젠가부터 나의 작은집에 마실을 오는 고양이, 나는 작은 그릇에 물과 고양이 사료를 담아 대접해 주었다.




-32-


 졸업을 하고꽤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이 정겨워, 봄바람이 난란히 불어와 가벼이 거리를 걸었습니다. 저는 은은한 커피향에 이끌려 카폐에 들어갔습니다. 주문은, 언젠가부터 좋아하게된 쌉살한 커피 한잔과 비스킷 몇조각, 여유로이 창밖을 바라보며 포근한 봄을 만끽했습니다. 참으로 따사롭고, 평온한 날인것 같습니다.


2026년 9월 1일 화요일

악마 숭배의 관한 짧고 우스운 이야기

    악마숭배, 과거부터 어쩌면 현대에 이르는 오늘날까지도 행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흔히들 말하는 불경한 일이라 치부되는 행위,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어쩌면 우스울지도, 어쩌면 황당할지도 모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 직장인의 피곤함이 가득 담긴 이야기라는 것은 확실할 것입니다.

이곳은 일반인들에게는 접근마저 쉬이 허락되지 않은, 깊고도 어두운 숲, 그 한가운데서 악마 숭배자들은 오늘도 그들의 우상, 그들의 신을 위한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사탄이시여, 지금 우리들 앞에 헌현 하시여, 이 썩어 빠진 세상을 파멸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그들의 매일같이 이어지는 기도는 누군가의 심기를 건들이기에는 충분한 양 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사탄’이 짜증과 피곤이 가득한 민원 처리인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일것입니다. 악마 숭배자, 그들이 제단이랍시고 만들어 놓은 불이 활활타는 제단 한 가운데서 짜증 한가득한 모습에, 피로에 절여진 표정을 한 악마 한명이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숭배자들은 마침내 헌현한 악마의 모습에 기뻐 날뛰었지만, 나타난 악마는 조용히 하라며 그들에게 소리 쳤습니다. 그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악마의 반응에 일순간 당황을 하면서도, ‘어쩌면 악마니까 저게 지극히 당연한 반응 아닐까?’하는 식의 그들만의 의견과 생각이 오가는것이 악마의 두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그들의 눈가에는 기대감이 서려있었습니다. 악마는 짜증이 솓구쳐 미칠 지경 이었지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아버지 하나님을 본따 만든, 자칭 만물의 영장, 악마를 숭배하는 멍청한 짓거리를 한다지만, 어찌 되었든 지성의 집합체 아니겠는가? 악마는 사탄님에게 받은 ‘내 짬밥에 이런걸 내가 가야겠냐?’의 내리갈굼을 생각을 한다면 지금 당장 눈앞의 인간들을 모두 땅 어딘가에 깊숙이 쳐박아 버리고 싶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후… 니들이 사탄님을 왜 숭배를 한다고?”


“이미 인류는 타락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사리사욕을 채우고, 인간들을 서로를 미워하며 해칩니다. 사탄님께서 이 썩어 문들러 빠진 인류를 지워 버리시고 다시금 세상을 바로 세워 주십시오!”


악마는 어디서부터 반박을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상황에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하나님의 피조물에 함부로 손을 쓸수는 없는 노릇, 무엇보다 나중에 쓸 시말서가 두려웠습니다. 악마는 무지몽매한 어린아이 상대로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곤 하나하나 차근차근히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 그럼 하나만 물어보자, 너네는 이걸 하나님이 모른다고 생각하니?”


“아닙니다. 아시겠지요. 하지만 아심에도 가만히 둔다는 것, 이 모든일을 아시면서도 천벌없이 부귀영화를 누리며 산다는 것이 저희가 분노한 이유입니다.”


악마는 이놈들이 성경을 제대로 읽기는 한것일까, 악마 본인은 왜 이러고 있는 것일까, 선악과를 왜 먹여서 이  고생을 사서 하게 된 것일까, 이것또한 하나님의 안배 인것일까, 어째서 내가 시험을 해야하는데 인간들이 나를 시험할까, 지금이라도 자비로우신 하나님에게 달려가서 666개의 직장내 서러움과 힘듬을 고해야 할까, 아니 그랬다가는 상사인 사탄님에게 빨래 짜듯 13번 둘둘 돌려줘 탈탈 짜질것을 알기에 다시금 악마는 정신을 부여잡고 설명을 시도해 보여 하였습니다.


“하… 인간들아, 첫째로 타락한 교회라고 했는데, 그거 우리가 유혹해서 시험에 들게 한거고, 개네는 유혹에 빠져 타락한 거거든? 성경에서 하늘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하는 그 하나님의 나라, 그니까 천국행은 이미 서류 탈락이라는 말이야, 무엇보다, 그것들의 영혼은 나중에 지옥 밑바닥에서 사탄님이랑 진득하게 영원히 면담해야 하거든? 그리고 애초에… 우리 악마들의 담당부서가 그거라고, 너네들 타락 시키고, 시험에 들게하고 그런거… 그래 너네들은 지금 너네들이 말하는 참교육? 정의구현? 이런걸 원하는거 같은데, 그건 너네들이 해야하는거고… 하나님이 괜히 옛날 옛적에 너네들한테 자유의지인지 뭔지를 괜히 줬겠니..?”


악마의 퇴근을 원하는 간절한 설명에도 인간들은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는 표정으로 악마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은 결국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용서를 받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는 사탄님을 불렀지 당신을 부른게 아닙니다. 분명 사탄님께서는 저희를 이해 해주실거고, 사탄님께서 이 세상을 완전히 불태워 버리시면, 남은 저희들이 그곳에 사탄님을 위한 근사한 신전과 평화를 가져올겁니다.”


악마는 자신에게 ‘상사 불러와’를 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사탄님과 평화를 같이 말하는 모순적인 모습, 무엇보다 하극상을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에, 솔직히 이 정도면 지금 당장 나무 말뚝에 묶어 지난 몇백년간 행하지 않은 인간 직화구이 웰던으로 구워버려도 용서 받지 않을까? 하는 잠시간의 고민이 들었지만, 사탄님께서 그럼에도 하나님의 그니까 상사님의 프로젝트이니 잘 어르고 달래서 보내라는 그 말에, 악마는 몰려오는 직장내 스트레스에 차라리 불교라던가, 시크교라던가, 어딘가에 다른 종교에 진지하게 이직을 하고 싶었지만, 어찌 결국엔 악마 본인도 하나님의 피조물 이기에 이직을 결정하는 순간, 하나님은 사탄님을 갈굴것이고, 결국엔 악마 본인은 세갈래로 갈라져 소멸할것이 뻔한, 선택권조차 없는 불쌍한 직장인일 뿐이니… 악마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금 천천히 설명을 시작 하였습니다.


“자… 인간들아 사탄님이 어디 뉘집 개 이름이니? 니들이 부른다고 오게? 왜 내가 왔는지 생각이란걸 좀 해줄래? 그리고 말이야, 그래 막말로 사탄님이 갑자기 정신줄을 훽 놓으시고, 하나님의 최종 결제도 없이 이 세상을 불태워 버린다- 가정을 해 보자고, 사탄님께서 너네를 살려둬야 할 이유가 뭐가 있니? 어차피 결제도 없이 마구잡이로 불태울거 하나도 남김없이 깔끔히 싸그리 태워야 속이라도 편하지 않을까?”


악마는 어느때보다 인내심을 발휘를 하였습니다. 물론 인간들은 여전히 납득을 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멀뚱히 악마를 보고 있었습니다. 악마는 한숨을 푹 쉬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너네 이제 이짓거리 좀 그만 둬 주면 안 되겠니? 하나님이 이러라고 준 자유의지가 아닐텐데 말이야. 너희들 말고도 안 그래도 여기저기서 사탄님 앞으로 민원서류인지, 악성스토커 펜팔인지 뭔지 모를 것들이 잔뜩 날라와서 사탄님이나 우리 부하직원들이나 피곤해 죽어 나가는데 말이야. 그나마 하나님은 부하 직원이라도 많지 우리는 직원도 부족하단 말이야… 그만 보내… 마지막으로 할거면 제대로라도 하던가… 역십자가는 성인 베드로, 그 양반 거거든? 사탄님을 부르고 싶은건지 쫒고 싶어하는건지… 뭘 하든 하나만 하란 말이야… 그거때문에 관할 혼선와서 더 죽을 지경이거든? 이왕이면 안 하면 더 좋고.”


인간들은 악마의 말에 발끈하며, 버럭하고는 악마의 말에 반박을 시작 하였습니다.


“당신 악마 아니지? 역십자가는 언제나 항상 악마의, 위대하신 사탄님의 상지이라고! 얼른 눈앞에서 사라져라! 이 악마의 거죽을 뒤집어 쓴 천사 자식아! 우리는 사탄님을 모시는 자들이다! 물러가라!”


악마는 다시금 원점으로 회귀를 한 이 상황에, 천사의 거죽을 뒤집어 쓴- 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발상에, 성경 한줄, 십계명 한줄도 모를것 같은 저 인간 본인들이 만든 별별 시덥지도 않은 미디어로 세상을 보는듯한 저 무지한 태도에, 악마는 눈앞이 새하애 졌습니다. 악마는 두눈을 질끈 감고, 본인들의 말이 옳다고 여저히 마구 짖어되는 저 인간들에게, 다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을 해야할지, 차라리 한번 엎어버릴까, 저렇게 사탄님을 만나고 싶어하는데 미친척하고 사탄님 앞에 데려가서 지옥불 면담이라도 하게 해 줘야하나와 같은 실현 불가능한 고민을 하며, 자신에게 이따위 시련을 선사해준 하나님이나, 아무리 힘들다지만 일개 말단 직원에게 뒷처리를 시킨 사탄님을 원망 아닌 원망을 하며, 마지막 인내심을 쥐어 짜내어 질끈 감았던 두눈을 떳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악마의 눈앞에는 그 빌어먹을 인간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보이지 않고 백색의 새하얀 공간만이 두눈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악마는 드디어 자신이 소멸을 한것일까 생각을 하였습니다.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한분과, 억지로 웃음을 참느라 양 입술 끝이 들썩거리는 한분이 시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악마는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에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한분이 악마를 위로하며 말했습니다.


“고생했네, 고생했어.”


악마는 그 따스한 위로 한마디에 턱끝까지 차 올랐던 서러움이 차츰 사라지는 기분 이었습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숨 넘어가게 웃는 그분을 보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크하하, 너 말이다. 내가 창조했지만 참 재밌는 녀석 이구나! 너의 그 인내심은 창조주인 내가 칭찬하마!”


악마는 자신의 창조자이자, 어버이인, 그리고 이 모든일의 원흉인 하나님을 보고있자니, ‘차라리 한대만 시원하게 갈기고 소멸할까?‘라는 생각이 왜인지 나쁘게 않게 느껴졌습니다.


“또또 불경한 생각을! 그리고 말이다 어린 염소야, 저들이 멋대로 저러는걸 내가 어쩌겠니? 나도 애초에 이렇게 확장할 생각은 없었는데, 인간들이 허락도 없이 마구 분점을 늘리는걸 어쩌겠니. 안정이 될때까지는 너네가 조금 더 고생을 하는수 밖에, 미안하지만 어쩌겠니. 매번 세상 창조는 누가 했네 어쨋네 하면서, 정작 중요한 내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잖니? 그래서 관리자라고 아들래미 한명 쓱 보냈더니, 매니저라고 쓴다던 애가 배신해서 아들래미를 십자가에 매달지를 않나… 예수 그놈도 그래, 힘들면 적당히 하고 퇴근하라니까, 뭔 자기가 다 책임 진다고 그 무거운 그걸 질질 끌고서는… 다들 왜 그렇게 멋대로인지 내가 지침이라고 사칙도 딱 정해줬는데 말이야. 에휴… 부처, 나도 너처럼 각자 깨닫음을 얻어서 성불이나 하라고 할걸 그랬어, 나는 소박하게 에루살렘에서 조용히 가르침이나 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하여간 인간들이 멋대로 나불거리면서 여기저기 영업하고 다니는 바람에 우리 직원들이 다 고생이지…”


하나님의 말을 들은 인자한 미소의 부처님은 하나님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를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그 위로에 더욱이 분통이 터졌는지, 현지화 정책의 일환으로 열심히 준비한 이슬람과 크리스챤은 왜 그리도 못 잡아 먹어 안달이냐고, 차라리 미허가 분점, 본인들이 내 아들의 환생이니 뭐니 이야기하는 것들이나 단속하지 왜 애먼곳에 분풀이를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둥 투덜거리는 하나님과 그 옆에서 묵묵히 들어주는 부처님의, 위대한 두 존제의 모습을 보며 결국엔 저 분들도 진상 고객, 민원인들에게 시달리는 직장인이구나라는 생각에 악마는 내면의 무언가가 밝게 게이는 기분 이었습니다. 한참을 떠든 하나님과 부처님이 다시 악마쪽을 보았을때에는 온세상 직장인들의 애환이 담긴듯한 작고 서러워 보이는 사리만이 외로이 남아 있었을 뿐 이었습니다.

2026년 8월 19일 수요일

어찌저찌 살다보니 호주까지 왔습니다. - 그렇게 또 한달이 흘렀다.

 안녕하세요… 그래도 한주에 한번씩은 포스팅을 하겠다고 말한지가 언제라고 또다시 한달동안 방치후 돌아온 블로그 주인장 입니다.
하하… 살다보니… 그렇게 또 한달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블로그를 신경을 쓰기에는 삶이 너무나도 바빳습니다.
아실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이 나이 먹고 학생이란 신분으로 있는 실정이라, 학교 스케쥴이 박살이 나면 저도 같이 박살이 나는 구조입니다.
근 한달동안 2학기 수업을 듣고 있는데… 이것이 주 5일 수업이라는 박살 나버린 스케쥴과 거기에 더해서 불규칙한 수업 스케줄… 어떤날에는 아침, 어떤날에는 오후라는 미친 스케줄 이기에… 피로가 배가 되는것이 현실 입니다.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할수 있습니다. ‘아니 대학인데, 본인이 수업 스케줄을 이상하게 짠거 아니에요?‘
ㅎㅎ… 차라리 그랬다면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니 참을수라도 있지… 제가 다니는 학교는 일종의 폴리텍 대학으로써… 저에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하하…ㅠ

거기에 생활비를 벌기위한 주말 알바까지… 하루도 쉬는날에 없다는게 미치는 포인트죠…ㅎㅎ

무엇보다 호주사람들은 일을 정-말 안 합니다… 느린게 아니라 안해서 느린겁니다…
주저리 적어보자면, 학교의 오피스들은 분명 같은 학교에서 일을 하는 것일텐데, 왜 전산이 통합이 안 되어있는건지… 아니면 서로 소통을 안 하는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일을 안 하는건지…
뭘 하나를 신청을 하거나, 뭘 처리를 하려고 하여도 너무 느립니다…하하
일례로 제가 재시험을 치루어야 하는 과목이 있는데, 제가 재시험 기간을 놓쳐 재시험 비용을 내고 쳐야하는 상황 이었단 말이죠..? -돈에 미친 호주 학교 100불이나 내라 합니다.-
그러니까 오피스에 먼저 방문을 하여서 재시험 비용을 지불하고 전산망에 올라가면 교수가 확인을 하고 스케줄을 잡아서 재시험을 치루는 방식인데…
난 비용을 지불했다고… 왜 전산망에 안 올라가는건데… 왜 교수 너는 모르는건데… 오피스 너네들은 왜 전산망에 안 올린건데… 아니… 영수증이 있는데 내가 지불을 안 했다고..? 장난하니..?
대충 이러한 연유로… 무려 일주일 동안 오피스랑 싸웠습니다. 하하.. 빌어먹을…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 일본인들이 못하는것 중에 하나가 바로 교수라든가… 오피스라든가에서 싸우는건데…
여러분 싸워야 합니다.
‘내가 이러이러 했는데 니들이 처리해야 하는건데 니들이 안 한거잖아 빨리 처리해줘.’
대충 이정도면 납득 하는 싸움입니다.

다만, ‘넌 한국인인데 왜 이렇게 일처리가 느리니?’
이것은… 인종차별로 싸다구를 맞아도 할말이 없는, 그런 싸움입니다…
그러니까… 권위에는 도전하여도 어느정도는 괜찮지만, 인종차별이나 성별차별… 같은 경우에는 정말 예민하게 받아들이니… 싸움도… 예 봐가면서 해야합니다..

무튼간 여러분… 예… 저는 요즘 정신이 너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그리 좋아하는 독서와 글쓰기마저 못할정도로 바쁩니다…ㅠㅠ
이 나이먹고 학생이라니…ㅠㅠ 벅찹니다.

2026년 7월 17일 금요일

어찌저찌 살다보니 호주까지 왔습니다. - 살어리엇다 살어리엇다… 흘러가듯 살다보니 어느새 7월 중순이다.

 
안녕하세요… 또 거진 한달만에 돌아온 블로그 주인장 입니다.
제목마냥 흘러가듯 살다보니.. 홍수에 휩쓸린거 마냥 흘러가다보니 어느덧 7월 입니다.

근래에는 별별 일들이 많았는데, 일단 제가 먼저 이사를 했습니다.
이 부분도 할말이 정말 많은데, 제가 이전까지 살던 집에는 제가 인도인 룸메이트랑 살았는데요. 정말… 정말 고통스러운 시기 였습니다. 분명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빌어먹을 인종차별자다!’라고 할것이 분명한데, 아하하… 인도인이랑 다시 같이 살바에는 그냥 빌어먹을 인종차별자로 살려고 합니다.
나를 인종차별자라고 욕하는 자는 고개를 들어 인도인과 살아보아라!
아무튼, 저는 결국 이사를 하였고… 그러는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먹었고… 리뷰를 올릴 사진들도 그만큼 쌓였다는 말이죠… 하하하하ㅏ
뭐가되든 제가 맛나게 먹은 것들에 대해서 한번 씨부려 보겠습니다.


고스트라는 이름에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맛은 수박맛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전혀 그런 맛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그냥 신맛… 하하..
가격도 한캔에 4.5달러인 주제에 맛도 겁나게 시기만한… 솔직히 돈이 너무 아까운 맛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은 안 먹을 맛 입니다.



립 디럭스라는 헝그리잭슨에 신메뉴 였던것 입니다.
아마 저번달까지는 신메뉴로 계속 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게으른 블로그 주인장 덕에 이 사진또한 한달간 갤러리에 먼지 쌓이고 있던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군요.
맛은 그냥 그랬읍니다. 뭐랄까… BBQ소스라고 하기에도 예매하고… 그렇다고 스테이크 소스라고 하기에도 예매한 그런 소스를 넣어주는데, 뭐랄까… 너무 예매해요…
양 자체는 많아서 저처럼 하루한끼 먹으시는 분에게는 충분한 양일거 같기는 한데, 적게 드시는 분에게는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양이기도 하고요.

뒷배경에 있는 무언가 많은 포장지는 무시해 주십시오… 하루 한끼 먹는 놈이라 주문량이 생각보다 많은 놈 입니다. 
저래 먹고도 여전히 정상체중이라는 점에서… 비만이 되지 않기위해 운동을…


오-감자 중국 수출용 스테이크 맛 입니다.
맛은… 한국에도 오-감자 BBQ소스 맛이 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왠지 딱 그맛일걸로 예상이 됩니다.
양자체는 한국 제품과 별달리 다른거 같지는 않은데, 아마 중국용 오-감자는 중국에 공장을 세워 중국 생산 감자로 만든것으로 아는데, 그렇다고 한국 제품과 달리 다른 감자맛이 난다거나, 향이 다르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흔하디 흔한 감자 스낵맛… 가끔 생각나면 먹을만은 할거 같은 맛 입니다.


서브웨이에서 새로나온 한국 BBQ맛 샌드위치 입니다.
풀사이즈로 쿠키두개, 500ml콜라 까지 세트로 주문시 아마 기억하기로는 24달러 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시나… 위에 헝그리잭슨과 마찬가지로 거진 한달전에 찍은 사진이기에… 여전히 있을지는 미지수인… 그런 상황인 것입니다.
맛은… BBQ소스와 불고기 소스를 묘하게 예매하게 그리고 매운맛을 섞은 맛 이랄까요???
일단 한국식은 절대 아니라고 말할수는 있는데, 그래도 다른 파멸적인 호주산 한국맛 보다는 훨씬 먹을만한 맛 이었습니다.
다른 파멸적인 맛들은… 그저 맵거나… 그저 짜거나인데.. 그래도 서브웨이는 적어도 연구는 했구나 하는 정도의 맛이기에, 서구권에 맞추어서 만든것을 감안하고 먹으면 충분히 맛있게 먹을수 있을거라 생각 됩니다.


두개의 음료입니다. 하나는 일본의 Nope와 또 하나는 펩시의 생콜라 입니다.
펩시의 생콜라는 유튜브와 인스타에 올라오는 바이널..? 리뷰로 인한 기대감을 뚝 떨어지게 만드는 맛 이랄까요?
탄산감이 확실히 더 있고, 조금더 청량감이 넘치는… 무언가 더 맛은 확실히 있지만… 무언가 기대에 못 미치는 맛이라서, 굳이 찾아서 마실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만일 어디선가 파는것을 보신다면 가볍게 한번은 먹을만한 정도..?입니다.
Nope음료같은 경우, 색깔도 향도 딱 콜라와 같아 저도 다른 생콜라인가?라는 생각으로 샀습니다.
맛은 뭐랄까… 뭔가 묘한 맛 이었습니다.
콜라 맛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레몬 맛이나, 계피맛도 아닌것이… 맛이 없다고는 말 못할 맛 이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맛있다고도 못할 맛 이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 다른 지인의 말로는 이걸 굳이 마셔야 할까?라는 말을 하던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군요.


어딘가 아시안 마트에서 산 카스테라 입니다.
제가 일본어를 읽지는 못하는 관계로 누군가 읽을수 있는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 드립니다…
가격은 대략 6달러 였나?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격대비 맛은 확실히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폭식폭신한 질감은 역시 공장제 제품이라 그런지 약간은 부족하였지만, 계란의 풍미가 충분하고, 단맛도 딱 적절한것이 홍차랑 먹기에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다만 가격대가… 조금 무서운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서 끝 입니다.
매주 한번은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고 노력은 하는 블로그 주인장 이었습니다… 하하하…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어느 7일

 
-하루-

 아직 해조차 뜨지 않은 시간, 나는 힘겨운 숨을 몰아쉬며 침대에서 눈을 떴다. 나의 갸날프고도 질긴 생명려은 지치지도 않는지, 나를 오늘 또 하루 일어나게 만들었다. 나의 정신이, 나를 바닥으로 내던지기 전에 차라리 다시금 시꺼먼 수렁속으로 다시 숨는것이 좋았기에, 눈을 지긋이 감았것만, 내 정신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고 나를 차가운 바닥으로 내던졌다. 유일한 피난처마저 스스로 들어가지 못하는 나 스스로를 원망하며 침대 옆 아무렇게나 놓아둔 담배부터 찾았다. 비틀비틀, 힘겹게 발을 옮겨 밖으로 느릿하게 나갔다. 담배를 한대 꼬나물고는 불을 붙이곤, 깊게 들이 마셨다. 폐포 하나하나, 몸속 여기저기 별별 좋지않은 것들이 퍼져 나가는것이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고 더욱이 깊게 들이 마셨다. 분명 예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몸에 안 좋다고 끊으라고 말해주던 이가 있었던것도 같지만, 타닥거리며 줄어드는 담배처럼, 내 머릿속 관념 하나하나, 생각 하나하나, 가정 하나하나 작은것 하나 조차도 무감각 해지고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무감각, 누군가에게는 저주 일지도 모르나, 나에게는 유일하게 허락된 축복, 나는 조금이라도 더오래 무감각해지기 위해 담배를 한대 더 꼬나물었다. 반쯤 몽롱해진 정신으로 집으로. 적막하고 쌀쌀한 집으로 들어왔다. 나의 집은 언제나 지나칠만큼 조용하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지난 10년간 모아온 돈을, 이 고요한 집을 짓는데, 그 누구도 오다니지 않는, 제일 가까운 마을도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야 겨우 보이는, 그런 외딴 섬과도 같은 곳에 집을 지었기에, 간혹 들려오는 들개가 구슬프게 우는 소리나, 부엉이가 여기저기 산책을 거니는 소리 외에는 별다른 소리를 들을수는 없는 장소였다. 이런곳인 만큼, 땅에 붙여진, 마구 휘갈겨 쓰여진 숫자의 자릿수도 적었기에, 나는 내가 가진것 이상의 숫자놀음을 하지 않을수 있었고, 그덕에, 나는집 뒷구석에 꽤나 넓다란, 정원을 얻을수 이었다. 나는 몸에 덕지덕지 뭍은 담배의 시체조각들을 털어내며, 뒷정원으로 향하였다. 정원에는 몇몇의 닭들이 자리를 잡고는 자신들만의 작은 세상을 탐닉하고, 가끔은 다투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런 닭들의 신을 자처하며, 어딘가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놓아둔 닭들의 양식을 여기저기 뿌려주었다. 닭들의 정신이 온전히 그들의 양식으로 옮겼을떄, 나는 순식간에 도둑으로 변모하여 닭들의 미래가 깃든 알들을 훔쳤다. 나는 집으로 들어와,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알들을 풍덩풍덩 끓는 물에 수장을 시켰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4개의 알, 나는 하얗게 식어 버린 알들을 무동의 윗속으로 억지로 쑤셔 넣었다. 그저 그렇게 의미도 무엇도 없는 하루는 담배 연기와 함께 흩어졌다.


-이틀-

 자연이란 신비로운 것이다. 비루한 내가 이 작다면 작은, 크다면 큰 공간에서 별다른 움직임도 없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잔풀과 같이 살아감에도, 거대한 자연은 지치지도 않는 몸을 움직이고 움직여, 또 다시 또 다른 날을 나에게 떠넘겨 주었다. 여전히 무거운 두 눈을 억지로, 힘겹게 뜨며, 강제로 선사된 날을 힘겹게 받아들였다. 가능만 하다면, 이런 날 따위는 어딘가, 깊숙한 곳에 꾹꾹 눌러 담아버리곤, 다시는 찾고 싶지도 않지만, 그런 꿈과 같은 일은 전지전능 하다는 신 말고는 아무도 가능하지가 않기에, 그렇기에 세상을 외면하고 싶어 두눈을 지긋이 감으며, 버거운 자연의 선물을 거절할려 하였것만, 뒷정원의 닭들은 유감스럽게도 힘차게 나에게 선물이 왔음을 알렸다. 나는 더 이상의 거절은 하기에는 염치가 없음을 깨닫고, 선물을 받아들고는 딱딱한 석고마냥 굳어버린 몸을 일으켰다. 나는 언제나, 늘 그렇듯이 옆자리에 아무렇게나 놓인 담배를 들고는 뒷마다으로 나섰다. 밤사이에 무엇을 얼마나 한것인지, 나에게 연신 배를 채울 양식을 달라며 재촉을, 마치 나에게 빌기라도 하듯 연신 날개를 퍼덕거리는 모습이 퍽이나 가엽게 보였기에, 나는 얼른 그들의 이용한 양식을 한가득 건내 주었다. 닭들이 정신없이 먹는 모습에, 괜스레 뿌듯하기도, 부럽기도한 묘한 마음에, 나는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다, 공허한 머릿속 에서는 나또한 무언가를 섭취를 해야한다는 딱딱하고 바싹마른 의무론적인 외머디 외침이 머릿속 여기저기를 퉁퉁 울려 되었지만, 나는 별다른 감상조차 없이 하늘로 올려 보내는 향과 함께 흐쳐 보내었다. 그렇게 멍하니 하늘을 유영하는 회색빛 구름을 멍하니, 하염없이 바라만 보다보니 어느덧 무의미하게 시간을 공허히 보내었다. 나는 비적비적 이층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수많은 책들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어지럽게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나는 아무렇게나 방 어느 한구석에 몸을 던져 넣고는, 힘없이 웅크려서, 파리리 떨리는 손으로 아무 책이나 집어 펄쳤다. 책이 어떤 내용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책속에 글씨는 둥둥 떠다니는 듯, 눈앞에 어른어른 거렸고, 나는 그저 그 글씨들을 양손 가득 붙잡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너무 비어버려 작은 바람조차, 작은 그늘조차 지지 않는, 지독하게도 비어버린 머릿속 공허속에 집어 던졌다. 내 머릿속 공허는 나의 무의미한 삶 만큼이나 비어 있었다. 매일매일 어거지로 무언가를 채우려 하지만, 그저 하친의 의미도 없는, 마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허우적 되는 꼴 이었다. 어느 예술가나 철학자들은 그런 의미 없는 몸부림 마저도 의미를 찾으려 할수도, 의미를 부여 할수도 있겠지만, 그 마저도 뭉가 깊이 사유할수 있는 자들의 전유물, 내게 있어서는 그러한 사유는 사치이자 불가능한 일일터였다. 분명 어느날의 나는 그런 찰나의 사유도, 찰나의 영감도 무시 못하고, 마구잡이로 글을 써내려가기도, 그러한 시간을 즐기며 나름대로의 삶의 형태를,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던 날도 었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날의 나는 민들레 홀씨마냥 거센 바람에 흩어져 버렸고, 그 바람에 몸을 늬이고는 그저 의미없는 시간만 두둥실 흘려 보낼 뿐 이었다. 이렇게,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차츰 잃어갔다.


-사흘-

 매일 끝도 없는 시간 동안, 빠짐없이, 늘 새로운 날을 시작되었다. 물론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이라는 말은 그저 관념적인 표현 이지만 말이다. 나의 이 작은 집에서는 시간을 가늠하게 하는 그 어떠한 것도 없다. 흔히들 있는 작은 탁상 달력도, 작은 알람 시계도 없다. 외부에 항상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넥타이를 찬 이들이 말하는 필수품인 핸드폰 마저도 나에게는 없었다. 그저 거실에 나를 닮아, 시간의 풍화를 맞고 잊혀지고, 사라지길 기다리는, 얇디얇은 선으로 간신이 삶을 유지하는 오래된 다이얼 전화기만이 이 집의 유일한 전기로 움직이는 무언가 였다. 홀로 외로이, 주변에 남은것 없이 사는 나로써는 전화라는 것은 있으나 없으나 하는 물건 이었지만, 이 사회라는, 반강제적 무리사회를 종용하는, 이 시스템은 나를 어떻게든 무리에, 검회색빛 사회에 속하게, 나를 검은빛 도심에 두려고 노력하였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이 나의 삶을 궁금해 하지는 않았다. 그저 주기적으로, 나의 미약한, 작디작은 숨이 끊어 지지는 않았는지, 그저 나의 한줌 숨이 사라지고 나면, 내가 살아가는 이 고요하고, 외로이 흘러가는 이 공간을 다시금 그들의 일부로써 사회라는 공간에 다시 소속 시킬수 있지 않을까하는 소망에서, 이젠 지긋지긋한 사회와 무리, 가족 같은 것들과 저 멀리 떨어져있는 나의 미약한 호흡을, 그들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간, 오늘 나의 시간은 그러한 전화로 부터 시작이 되었다. 내 귀를 지나칠 정도로 세게, 이 공간의 고요를 가만두지 못 하겠다는 듯 강하고 시끄럽게 울리는 소리에 나는 미적지근하게 꾸물거리며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마치 설탕과 버터를 1:1 비율로 섞은듯한 목소리의 사람이 내가 듣는지 안 듣는지는 상관조차 하지 않는 것인지, 내가 수화기를 들어 올렸다는 사실만을 확인한채, 그저 여러 문장들을 마구 나열하였다. 한참을 나에게는 닿지도 않는 수많은 문장들을 나열하고는 마침내 자신의 말이 끝났다는 듯 깊고도 긴숨을 몰아 마시고는 내게 물었다. 그래서 근래의 나의 몸상태는 어떻냐고 말이다. 나는 늘 시간이 내게 가져오는 선물처럼 반복되고 일관되게 그저 그렇게 산다고, 흐르듯이 이야기 할 뿐 이었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내 대답 이후에도 뭐가 그리 준비한것이 많은지 불어 넘치는 홍수마냥 끝없이 말을 흘려 보내었다. 그 사람은 나에게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는 말을 끝으로 일방적인 말의 나열을 끝내었다.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수화기의 메아리가 멈추자, 나의 세상은 고요와 적막만으로 가득하게 차올랐다. 이런 의미없는 전화라도, 때로는 봄날에 소나기처럼 반갑기도, 때로는 우산 없이 맞는 장마비처럼 귀칞기도 하였지만, 늘상 고독하게 사는 나로써는 내가 세상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여부를 알리는 유일한 이였다. 한때는 그마저도 싫어, 저 한줄로 버티는 전화기를, 저 생명줄을 잡아 뜯어, 더 이상 살아가지 못하게 할까, 고민을 하였던 적도 있었다. 내가 차마 그러지 못 하였던건, 첫째로는 나에게 주기적으로 무작위의 문장들을 배열하는 이가, 내가 이땅에 발 붙이지 있지 않고 있다 라고 판단하여, 검은옷을 입은 차디차고 부수어지지도 않을거 같은 이들을 잔뜩 몰고 올까하는 우려가 첫째 이유요, 둘째로는 저 전화기는 홀로 외로이 이곳에 심어져 있는 나와 바깥에 온갖 바깥의 온갖 식물과 바위들 바람과 같이 흐르는 요란한곳을 이어주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가 둘째요, 마지막으로는 저 전화는 나를 닮아 한가닥 얇은 실에 의지하여 이 난감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아, 한낱 내가 느끼는 동질성과 동정심이 마지막 이유 였다. 나는 언제나 세상을 등지고, 언제나 시끄러운 세상을 벗어나, 고요하고 적막한 어느 한 구석으로 떠나고 싶어 하였기에, 나는 흘러흘러 나무 한그루 정도만이 외로이 자랄수 있는 이곳에서 나는 나의 얇고 가는 뿌리를 조심스레 내렸다. 그럼에도 세상은 내 뿌리를 뽑아 요란스런 세상에, 온통 검었기만한 세상 한 구석에 나를 옮겨 심고 싶어 하였고, 나는 그런 세상을 역겨워 하면서도, 미약하게 나마 그런 세상에 미련을 가졌고, 필요로 하였다. 그런 허울 좋은 핑계로 나는 전화기의 찢어질듯한 절규를 무시하고, 고개를 돌려 그저 조그마한 볕뉘조차 들지 않는 방의 조그마한 구석을 응시 할 뿐이었다. ‘고용하다, 적막하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이 두단어를 얻었다. 나는 그저 멍하니 삐그덕 거리는 낡은 의자에 앉아 그런 고독감을, 홀로 거니는 이 시간을 좋아 하였고, 이런 텅 비어있는듯한 기분이 괜스레 나를 울렸기에 나는 이 비어있는 시간을 좋아하였다. 빈시간에는 역시 독서만한게 없었다. 언제나와 같이 나만큼이나 낡아 쿰쿰한 향이 나는 책을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한자한자, 탐미하며 허무하고 공허한 날의 일순간의 의미를 잠시간이나마 부여 하고는 하였다. 매순간이 텅빈, 공백만이 있는 삶의, 찰나의 의미가, 파문을 일으킨다 한들, 나 삶의 텅비어 가벼운 내 삶은, 다만 몇초라도 채워줄수 있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생각이 들었다.


-나흘-

 오늘은 오랜간만에 세상으로 잠시 나가는 날이다. 얼마 만인지는 잘 모르겠다. 집에 그 흔하디 흔한 작은 시계도, 달력도 없으니, 내 뒷마당이 세상 전부인 닭들이 새로운 해가 도착을 했음을 알리고, 간혹 바람따라 지나가는 부엉이가 밤을 알렸다. 그저 그렇게, 무던하게 흘러가는 세상을 안개 낀 눈으로 간신이 간망할 뿐인 나에게 있어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공기속 먼지와도 같았다. 아무튼간, 공기의 높낮이가 마지막 외출 이후로 꽤나 산등성이 밑으로 흘러 내려 갔으니, 필시 몇달이고 지난것은 분명 하였다. 나는 집안 어딘가에 놓아둔, 자동차 열쇠라 부르는 조각도를 집어 들고는, 집앞 길가에 아무렇게나 조각해 놓은, 여러 돌들이 섞여 얼룩덜룩한 작은 자동차에 몸을 우겨 넣었다. 나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행위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 하였다. 자동차 내부에서 일어나는 나의 모든것들은 삐걱 거리며 겨우겨우 힘겹게 돌아가는 세상과 별반 다를게 없었으니 말이다. 나는 챙겨온 작디작은, 주머니속 작은 금속 조각으로 이루어진 조각도를 작기는 매한가지인 조각 구멍에 밀어 넣고는 돌렸다. 깊게 잠들어 있던 커다란 조각 덩어리는 자신의 중심부에 거대한 물줄기를, 발작하듯 쏟아내며, 지난 못 쉬었던 거친 숨을 몰아 쉬기 시작하였다. 나는 덩어리에게 세상으로 향하자는 신호를, 명령을 억지로 집어 넣어, 덩어리는 덜컹거리며, 스물스물 세상으로 기어가기 시작하였다. 세상으로 향하는, 덩어리 속에, 세상을 관망하는 작은 눈에 보이는 풍경은, 거대한 세상으로 향할수록 생기를 점진적으로 잃어갔다. 덩어리는 그런 세상이라도, 달리는 것이 좋은것인지, 회색빛 서풍을 타고는 더욱더 빠르게 세상을 향해 달렸다. 주변 풍경이 완벽하게 흑백이 되었다. 겨우 밝고 어두운 것만을 구분할수 있을 정도의 명암, 나는 세상 어느 한구석에 조각 덩어리를 아무렇게나 던져 두고는, 내몸을 최대한 작디작게 줄인채 세상으로 한 발짜국, 한 발짜국, 끈적하게 얽혀오는 세상에 남겨둔 미련을 떨쳐 버리곤 목적지로 발걸음을 내 딛었다. 목적지는 직사각형 입방체에, 직사각형 구멍이 여기저기 뚫린곳, 구멍마다 석탄같은 흑색의 무언가가 계속하여 지속적으로 마구 움직이는 정신없는 곳 이었다. 나는 뻥 뚫린 사각의 구멍으로 몸을 잽싸게 넣었다. 공간 안에는 여기저기 바쁘게 무언가를 하는 검은 무언가가 돌아다니고, 나는 최대한 피하고 피해, 시선을 피하며, 거대한 돌판 앞에 줄줄이 앉아있는 검은 무언가들 중 하나에게로 다가갔다. 나에게 연신 무어라 말을 하는 어떤것에게, 나는 그저 품속에 접어 가두어 놓은 나의 비명 한 조각을 건내었고, 찬찬히 나의 비명을 엄격하게 뜯어보곤, 또다른 새로운 비명 한 조각을 건내 주었다. 나는 그 새로운 비명에 내 이름을 아무렇게나 휘갈겨 쓰고는, 어둡고, 답답한, 그 공간에서 뛰쳐, 도망치듯 나왔다. 나는 내 손안, 스스로 저물지 않았다는, 또 다시 나의 뿌리를 여전히 땅속에 박아 넣고 있다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한가닥 선도 끊지 못하는 무생물과도 같은 나의 일말의 가치가 담긴 비명을 작게 꾸깃꾸깃 접어 다시 품속, 가슴속 깊은곳에 던져두고, 흙을 덮고, 거친발로 꾹꾹 눌러 다져, 안 보이게 가두고 외면하게 두었다. 나는 또다른 작은 직사각형 입방체에, 조금전에 간곳보다는 훨씬 작은 곳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들어갔다. 나는 그저 입구 근처 또다른 검은 무언가에게 숫자와 어느 무언가가 잔뜩 그려진 얇게 저며진 어떤것의 포를 몇장 건내주곤, 담배를 잔뜩 받아 나의 엉망인 조각 덩어리로 걸음을 옮겼다. 나는 담배들을 덩어리 내부에 던져두고는, 딱딱하게 굳은 조각에 앉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바깥의 미련은, 나를 세상에 잡아두기 위해서인지, 내가 부른것인지, 끈질기게 여기저기 들러붙어 나에게 아련한 그림움을 품게 만들었다. 나는 서둘러 덩어리의 단잠을 꺠우고는, 세상을 등지고, 나의 작은 아지트로 떠나갔다. 작디 작은 나의 도피처에서도 미련이, 애처로이, 찬란히 빛낸 그리움이 여전히 공허이 피어올라, 나는 그저 피하고 피해 담배에 다시, 또다시 불을 붙일 뿐 이었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내 시선속 회색빛 하늘로 흩어 사라지는 담배 연기에, 그리움을 꼭꼭 묶어, 멀리멀리 날려 보내었다. 나는 허무이 하늘로 흩어지는 회색빛 연기를, 그저 단 하루라도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아름다이 빛날 인생을 허공에 그리며, 그저 그렇게 애꿎은 담배만을 깊게, 더욱이 깊게 숨이 더 이상 허락하지 않을때까지 들이 마셨다.


-닷새-

 유난히도, 문득 몸을 가누기 힘든 날이다. 전날의 고된 고행 탓인지, 아니면, 오래도록 태워온 담배의 영향인지, 온몸에 덕지덕지 들러 붙은 시꺼먼 감정들은 나를 끝도 없이 끌어내리며, 나를 더욱이 깊은 수렁으로 끌어 내렸다. 무겁디 무거운 몸뚱이를 억지로 바로 일으켜 세워, 멍하니 네모난 틀안에 같힌 수묵화를 지긋이, 불어오는 얇은 바람을, 뜨거운 머리를 식히며 잔잔히 멈출 기미도 보이지 않는, 그저 흘러만 가는 세상을 지켜 보았다. 지끈 거리는, 마치 폭풍우라도 치는듯한 머리를 감싸 지고는, 또다시, 다시금 지독한 담배를 집어 들었다. 연신 쿨럭 거리면서도, 하얗게 세어 힘없이 떨어지는 담배재 마냥, 스스로의 불빛도, 남은 시간도, 자신의 세상도 하얗게 세어 힘없이 떨어지는 것을 모르는것인지, 신경을 쓰지 않는것인지, 나 스스로도 모른채로 그저, 그저 희뿌연 연기만을 공기중에 흩뿌렸다. 담배의 온갖 몸에 안 좋다는 것들이, 흡사 악마와도 비견되는 것들이, 나의 머리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미련히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의 작은 세상으로 나섰다. 작디 작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것들을 위해 낱알들을 뿌리고, 땅이 촉촉히 비도 내려 주었다. 분명 별것 아닌 일 임에도, 숨이 턱 끝까지, 바람 앞 촛불처럼 위태로이,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차라리 이럴때, 수면이라도 깊게 허락이 되었다면, 하곤 이루어지질 않을 허무한 소원만을 읊조리며, 작은 세상을 관망 하였다. 나는 또 다시 나의 작은 책방에, 나에게 허락된 유일한 쉼터로 숨어 들었다. 어지럽게 늘어진 책들, 구분도, 분류도 없이 그저 쌓인 책들의 도시, 나는 그저 그안에 숨어들어, 나에게는 어쩌면 영원히 오지않을, 아니, 생각해 보면, 애초에 존재조차 하지 않았을, 평안한 안식을, 영구한 휴식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있지도 못한, 따스한 소멸을 그저 기대하고, 인내하고 있을 뿐 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저 멍하니 책을 붙잡고 보는것이 내게는 유일한 쉼이 되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책에 몰두할수록, 세상과는 단절되는 기분 이어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고개를 아래로 쳐 박고 책속으로 도망치는 것이 좋았던 것인지, 평생을 책을 읽으면서도, 답을 얻지 못한채로, 나는 또다시, 어지럽게 나열된, 단어, 문장, 문단 속으로 덧없이 뛰어들어 방황 하였다. 문득 잠이 든것인지, 나는 하얀꽃들이 가득 피어있는, 어느곳에, 어두운 밤하늘에는 새하얀 둥근 달이, 나는 내 발아래 만개한 새하얀, 마치 눈과 같은 바람꽃을,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은은하게 풍기는 꽃내음에, 기다린듯 나를 잡아 끄는 미련에, 나는 그저 웃음을, 숨을 쉬는것조차 잊을정도로, 그저 웃었다. 눈을 뜨니 작은 창 너머로 하얀 달빛이, 일렁이며 나를 비추었다. 여전히 꿈속에 번진 향에 취해 있는것인지, 나는 비틀거리며 문을 열었다. 차가운 바람이 나를 스치듯 때리고 지나갔다. 나는 한대, 또 한대, 또 다시 한대, 독하디 독한 담배를 연달아 피우며, 이젠 끝나지 않을 밤을, 맞이하며, 담배연기에 내 마지막 색을 실어 멀리멀리 올려 보내었다.


-엿새-

 아침에는 언제나 몸이 무거웠다. 어쩌면 오늘이 더욱, 유난히 더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한숨을 푹 몰아쉬며, 너무나도 이르게 지친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암전된듯, 새까만 색의 세상은 시리고 날카로운 바람을 내게로 뱉어내었다. 나는 따스히 나를 품어주던 침대에서 벗어나, 주방으로, 차가운 물을 연겨푸 속으로 쏟아 부었다. 이미 져버려, 뿌리마저 말라 비틀어진, 식물에 물을 주어봐야, 구멍난 컵에 물 붙기 같은 것 이겠지만, 잠시간 수분을 머금고, 잠깐 이지만 눈을 촉촉히 적시기에는 충분 하였다. 나는 일순간 이지만, 미약한 기운이 생긴 몸을 이끌고, 언제나처럼 뒷마당으로,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게 나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일용한 양식을 대강 베풀어주고는, 매정하리마치 뒤돌아섰다. 그들은 나에게는 한낱 관심조차 사치라는 듯이, 고개마저 돌리지 않고, 오로지 그들의 배를 채우는데 급급하였다. 그래, 그들은 나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그들의 배를 채울 무언가이면, 어떤 것이든, 기다리고 고대할것이 자명해 보였다. 나는 어쩌면 지독하게도 당연한 사실을, 외면 하고 싶었는지도, 나는 허울과 거짓뿐인 삶을 잘근잘근 곱 씹으며, 또 다시 나 스스로를 처절하게 저주하며, 또다시, 또다시 그저 깊은 한숨만을 내쉬며, 자기 스스로, 자발적인, 스스로 안식마저 가져오지 못하는 자신 스스로의 나약함과 무기력을 한심스레 한탄하며, 그저 그렇게 한치의 의미도 없이, 걸음걸음 내딛으며, 영혼 없는 삶을 가까스로 붙잡고 있을 뿐이었다. 더 오랜 시간 걸음을 가진다한들, 이미 지나온 걸음들을 돌이켜 보아도, 이미 더 이상의 여정은, 이 이상의 존재가 허무하리만큼 공허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걸음조차 통제하지 못하여, 그저 이 작디 작은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가두고, 외면하고, 피하며, 하염없이,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는, 이 세상이 나의 호흡을 끊어, 나에게 영원한 휴식을 가져와 주기만을 기다리는, 나약하고 나약한, 고독하고 공허한, 한심하기 그지없는 나는, 그저 스스로를 혐오하고 미워하며, 또다시 길다란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런 인간일 뿐, 꺼먼, 어쩌면, 내 폐, 내가 살아 숨쉬는 세상마저 검게 물들일거만 같은 어두운 담배연기가 나의 온몸을 훍고 지나가고, 깊게 들이쉬면 들이 쉴수록, 잠이 깨면서도, 동시에 잠이 드는것만 같은 아련몽롱한 기분에, 그저 초점없는, 아무것도 담지 않는, 멍한 눈을, 지긋이 감으며, 또 한번의 시간을, 또 한번의 바람을, 또 하나의 기억을, 그렇게 미련 가득이 담아, 또 다시, 또 한번, 나는 그렇게 매번 흘려 흘려 보낼 뿐이었다.


-이레 그리고 마지막-

 세상은 내가 있어도, 없어도, 상관하지 않고 미려히 흘러갈 뿐이다. 매일 언제든 일어나도, 매일 같은 회색빛, 같은 회색빛 천장, 같은 회색빛 방, 권태롭고 무기력한 회색빛 매일. 도망치다, 도망치다 기껏 도착한 곳이 이런곳이라, 나에게는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아늑하고, 평화로운,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피난처, 그곳에 스스로를 가두고 세상에서 조금씩 잊혀져 가는것, 그리고 하나하나 잊어 가는것, 그래서 나는, 나는 이곳에 두고, 스스로를 감금하여, 흘러가는 바람에 몸을 맡겨, 나의 내음을 하나씩 지워만 가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나 스스로의 일말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스스로의 공허를 인정하기 싫었던 것인지, 뒷마당의 허상만이 가득한, 작디작은 세상을 만들고는, 그곳에 더 작은 미물들을 잡아 놓고는, 그들의 절대자라도 된듯, 그들의 어버이라도 된듯, 알량한 위선을, 미련하게 자기위로를 하였던 것 뿐이었다. 이제는, 어쩌면, 흔히들 말하는 선택의 순간 일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나 영원한 수면을 소원하는 나에게 있어, 선택지가 얼마나 존재하는지는 알수없는 노릇이지만, 다만 몇가지 결정한 것을 연기와 함께 흩어지기 전에 얼른 행하기로 하였다. 뒷마당으로, 나의 알량한 자기기만만이 남은, 세상을, 나는 내손으로 하나하나 분해 하였다. 그 작은 세상의 주민들은 불안해 하면서도, 이내 세상에 작은 틈이 생기자, 언제 그랬냐는듯, 뛰쳐, 흘러오는 바람을 타고는 멀리멀리, 유유히 위선자에게서 벗어나, 흩어져, 사라졌다. 이리 쉽게도, 눈녹듯 사라질 신기루를, 나는 몇년이고 붙잡고, 미련히도, 끈덕지게, 고집스레 잡고는 늘어져 있던것이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내 향이 자리잡은, 내 모순들이, 내 미련이 덕지덕지 들러붙은 물건들을 꺼내어, 뒷마당에 보기좋게 무너져버린, 나의 신기루 속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남은 담배를 하나하나 모두 태우며,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마지막 장송곡을, 나만의 장례를, 이별을 고하고, 한것 무거워진 몸뚱이를, 침대에 뉘이고는, 이미 흐려질때로 흐려진 시야를 완전히, 완전하게 닫아버렸다. 깊은 숨을 들이 마시고, 내시며 이제는 깊은 잠을, 깨어나지 않을 깊고 깊은 잠을, 세상에 안녕히, 여전히 남아 나를 천천히 멤도는 미련에게도 안녕히, 모든것에게도 안녕히.


길, 마주침과 엇갈림, 그리고 결국엔 흩어지고 남은것들

  -1-  창틀 너머로 햇살이 들어온다. 지긋지긋하게도 또 다시 아침이, 삶이 시작되는 신호였다. 속을 매쓱거리게 만드는 알람을 꺼버리곤, 밤새 착용한 안대와 귀마개를 뺏다. 귀마개를 빼자 순식간에 몰려드는 세상의 온갖 소음들은 나를 이른 아침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