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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게를 찾은것은 순전히 우연 이었습니다. 하염없이 그대를 그리며, 수많은 것들이 변해버린 거리를, 멍하니 발걸음 닿는대로 걸음을 옮기다, 그대가 좋아하던 오래된 게임들을 판매하던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맞은 너덜해진 가게 간판, 전등이 몇개가 나가 살짝 어둑한 진열장까지, 그대를 제외한 모든것이, 그떄 그대로의 모습 이었습니다. 은근히 무거운, ‘미세요’라는 스티커가 붙은 문은 여전히 경첩에서 힘겨운 소리를 내며 밀렸고, 가게 안 전등도 여전히 누런색, 약간은 어두운 주광빛을 내며 가게 안을 밝혔습니다. 가게 주인은 어찌나 그대로인지, 그대와 함께 온 날에도 진열장 뒤에서 꾸벅꾸벅 졸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전히 주인은 내가 들어왔는지도 모를만큼 깊게 잠들어 의자를 뒤로 젖힌채로 졸고 있었습니다. 나는 진열장에 이미 카트리지에 표지 스티커는 시간이 훔쳐갔지만, 여전히 그대와의 기억이 떠오르게 하는, 그대가 주인공이 멋있다며, 난이도는 너무 어렵지만 주인공이 이겨내는 이야기 흐름이 좋다며, 어려운 난이도에도 투덜되면서도 열심히 즐겼던, 그대가 떠난 이후로는 그대가 가지고 가 버렸는지, 어디론가 사라져 다시는 찾지 못 하였던, 게임을 들고는 가게의 주인을 깨웠습니다. 주인은 자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나와 내 손에 들려있는 게임 카트리지르 보고는 귀찮다는 듯이 건성으로 계산을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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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 오래된 게임기에 전원을 눌렀습니다. 오래되었기도 오래 되었지만, 그대가 떠난 이후로는 단 한번도 켜지를 않아서인지, 게임기는 9년간의 먼지를 게어내며 다시금 달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게임기는 이제 자신은 준비를 마쳤다는 듯 거친 숨소리를 조금씩 늦추어 가며, 마치 멍하니 허공을 봐라만 보는 나에게 얼른 게임 카트리지를 달라고 재촉하는 듯 보였습니다. 나는 그런 게임기에게 게임 카트리지를 건내었고, 게임기는 거칠게 달리며 게임을, 그대와의 기억을 다시금 보여주기 위해 거친 숨을 몰아 쉬기 시작 하였습니다. 나는 게임기가 다시금 힘을 내는동안, 다시금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그대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다시금 앨범속에서 꺼내어 하나씩 지긋이 곱씹었습니다. 매운걸 먹고 얼굴이 빨갛게 변하던 모습, 달콤한 음료를 마시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모습,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을 승부욕을 내면서 한던 뒷모습 까지도, 나는 여전히 그대와의 추억을, 기억을 어느것 하나 지울수도 떠내려 보낼수도 없었기에 그저 묵묵히 다시금 그대와의 기억을 앨범속에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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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잠이 들었던 것인지, 꺠어나 보니 창문 너머 해는 이미 흐르고 흘러 수편선 건너로 넘어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웅크려 잔 영향인지 굳은 몸을 힘겹게 일으키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게임기가 연결된 오래된 TV쪽을 봐라보자, 익숙하고도 그리웠던 뒷모습이, 그대가 좋아하던 그 게임을 하고 있는 그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대를 그리워하다 내 머릿속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내가 아직 잠이 덜 꺠어 꿈속에 있는 것인지, 아무렴 어떠한지… 그대를 다시 볼수 있는 이 순간이 환상이면 어떠한지… 만감이 교차 하였지만, 차마 그대를 부르면 사라질까 선뜻 그대를 부르지 못 하였습니다. 그대는 깨어난 나를 눈치를 채었는지, 뒤돌아보며 싱긋 웃으며, 이제야 일어 났냐고, 웅크려 자면 온 몸이 찌뿌둥 하다면서 몸을 곧게 펴고 자라고, 자고 일어나서 배고프지 않냐고, 얼른 뭐라도 먹자고 말하는 그대가, 그리웠던 그대의 포근한 향이 내 코를 간질이고, 그대의 난란한 웃음이 내 눈앞에, 여전히 내가 그리워한 그 모습 그대로로 그 자리에서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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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멍한 상태로 하염없이 그대의 얼굴만을 봐라보는 내가 걱정스러운듯, 어딘가 아픈것이 아니냐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 이마에 손을 올렸습니다. 나는 이것이 비록 나의 한순간의 연기같은 꿈일지라도, 나의 머리가 그려낸 일순간의 환상 일지라도, 그대에게는 찰나의 걱정이라도, 작디 작은 불행 조차도 더 이상은 주고싶지 않았기에, 그저, 그저 괜찮다고, 슬며시 웃으며 그대에게 말 하였습니다. 그대는 그런 내가 여전히 그대의 마음에 걸리는지 갸우뚱 하면서도 그대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환한 미소를 지어 주었습니다. 그대는 주방으로 종종 걸어, 오늘은 본인이 맛있는것을 해 주겠다. 오늘은 너가 아픈거 같으니 내가 해야지!라며 퍽 즐거워 보이는 모습으로, 연신 야채를 다듬고, 고기를 자르며 식사를 준비 하였습니다. 매운걸 잘 못 먹는 나에게는 담백한 계란 볶음밥, 그대는 매운걸 좋아해 매콤한 김치 볶음밥, 기억속 언제나 나와 그대가 자주 먹었던 그 메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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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떠나간 그대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알수도, 그대가 또 다시 훌쩍 사라질까 두려워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분명 언젠가는 그대가 또 다시, 또 다시 멀리 멀리 바람을 타고는 훨훨 여행을 떠날것을 알았기에, 나는 그대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의 잠시를, 마음속 깊이 더더욱이 깊이, 그대의 다정함을 꼭 끌어안아 깊숙이 마음속에 새겨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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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끄지 않은, 꺼지지도 않은 오래된 게임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시정지 상태로, 몇시간, 며칠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음에도 꺼지지 않은 게임기, 꽤나 오래된 게임기라 이미 과부화로 픽 하고 쓰러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그런 게임기, 그대는 나에게로 다가와, 그 게임기를 끄면 자신도 훨훨 여행을 떠날거라고, 그리고 게임기는 두번다시 켜지지 않을거라고, 그대는 나에게 궂은 말을 하면서도, 언제라도 비가 내릴거 같은 표정으로 그대의 얼굴만을 보는 나에게, 게임기를 꺼야 한다고, 언제라도 좋으니, 지금은 힘들더라고, 더이상의 세이브 파일도, 이어하기도 할수가 없지만, 그럼에도 꺼야한다고,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 나의 세상이 어땠는지, 아침에 먹은 시리얼 맛은 어땠는지, 우리가 자주 보았던 길고양이는 잘 지내는지, 작은 것 하나하나 까지 알려달라고, 그대는, 그대는 봄날의 햇살같이 싱긋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그대의 햇살이 얼마나 따스한지, 나의 먹구름을, 빗구름을 몰아내고는 나를 따스하게 안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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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다정하게, 게임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포근하게, 따스히 나를 감싸주며, 나의 공허한 마음을 폭풍우 치는 마음을 그대의 다정함으로 채워주며, 따스히도, 흑빛으로 변한 나의 세상을 그대의 햇살로 그려주며, 그렇게, 그렇게 내 결에 있어주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게임기를 꼭 꺼야할까?라는 의미 없는 질문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되물으며, 몇번이고, 몇백번이고, 수없이, 싫다고, 싫다고 대답을 하여도, 결국에는 언젠가 그대를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두 눈을 꾹 닫고는, 이러한 잔인한 이야기를, 이러한 잔인한 계절을 외면 하려고, 외면하고 싶었기에, 더더욱이 두 눈을 감고는 뜨지 않으려 하였다. 그대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이 공간이, 따스한 그대의 온기가, 그대의 미소가, 그대의 다정함이, 그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행복하였기에, 기뻤기에, 그저 이대로 영원의 시간이 흘러도 상관 없겠다는, 그저 이렇게만 있어도 괜찮을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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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란이 침대에 누운 나의 뺨을 어루만지며, 마치 나의 마음을 읽기라고 한 듯이, 언젠가 먼 훗날 그대와 내가 다시 만났을떄, 그떄 이곳에 나가서 무엇을 하였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이 좋고 무엇이 싫었는지, 그리고 다시금 함께,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그림을,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자고, 나지막이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는 언제나, 언제나, 늘,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았고, 언제나, 나보다 나를 더 위했기에, 그렇기에, 그대는 내가 그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 할것을, 무시하지도, 외면하지도 못 할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나에게 다음을, 기약없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속절없는 부탁을, 나를 위해, 그대는 언제나 따스하고 너무나도 나를 잘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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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지막으로 그대와 식사를, 포옹을, 대화를, 마지막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대의 마지막, 작디작은 조각 하나라도, 색깔 하나, 글자 하나라도 더 나의 가슴에 남기기 위해, 차곡차곡 꾹꾹 눌러가며, 그대의 모든것을 가슴속에 켜켜이 가슴에 새기고 쌓아 나갔습니다. 그렇게 나는 슬픔으로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대의 따스한, 마지막의 작별 인사를 받으며 게임기의 전원을 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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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고 지났을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겨우 시계의 긴 다리 하나가 한걸음 건넌 시간이 흘러 있었습니다. 날짜도, 집도, 모든것이 그대로 였지만, 오직 그대만이, 다정히 웃으며 나를 반겨줄것만 같아도 그대만이 없었습니다. 게임기의 전원 버튼을 눌러보아도 요지부동, 전원선을 바꾸어 보아도 여전히, 그대는 그렇게 멀리멀리, 영원의 시간을 따라 여행을 떠난 것 이었습니다. 문득 전파사에 게임기를, 수리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것마저 그대의 나를 위한, 그대의 따스한 안배 일거라는, 그리고 나는 그대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그대와의 기억이 그득한 상자에 게임기를 밀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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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계속하여 달려갔습니다. 시게의 짧고, 긴 다리는 뭐가 그리 바쁜지, 누군가 쫒는것도 아닐터인데, 뭘 그리 바쁘게 달리는 것인지, 그럼에도 그대를 떠나보낸 나의 세상은, 그대를 떠나 보내고, 몇시간이, 며칠이, 몇달이, 몇년이라는, 영원의 시간이, 매 순간이, 나의 가슴에 새겨져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 했습니다. 가끔, 혹여나 하는 마음에 게임기의 전원을 슬쩍 눌러 보기도 하였지만, 딸깍하는 전원 버튼의 소리가, 왜인지 그대가 피식하고는 웃는것만 같아서, 나도 덩달아 피식 웃고는 다시금 게임기를 상자에 넣어두고는 하였습니다. 시간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느리게 흐르는것만 같아, 먼 훗날 그대를, 그대를 만나는 날만을 기다리며, 여전히 그대와, 그대와 함께, 그때, 그 장소에서, 여전히, 여전히 함께 있는것만 같기에, 나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그대를 그리며, 그대를 그리워하며, 그대를 사모하면서,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영원의 시간 속이라도, 그대를,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그저 그렇게 그대를, 그대를 그리며 기다리겠습니다. 영원토록 사랑합니다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