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30일 금요일

어느 골목길 이야기

 어느 아름다운 마을 그곳에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흔히 전설이나 괴담으로 치부 될만한 이야기를 품은 한 작은 골목길이 있었습니다. 골목은 마을 한 구석, 마을 사람들은 잘 다니지 않는 오래되고 낡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것 하나 없는 폐가 사이에 있었습니다.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은 오래전에 떠났습니다.- 골목길 사이사이, 폐가 여기저기에는 이름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난란하게 피어있었고, 이름모를 몇몇 동물들이 간간이 오가며 노래하는 곳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운 풍경과는 대비되는 을씨녀스러운 소문이 그 골목에는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그 골목은 ‘돌아오지 못 하는 길’로 불렸습니다. ‘사람이 그곳에 들어서면, 그 누구도 나오지 않는다.’ ‘사람을 매혹하여 산채로 잡아먹는 괴물이 산다.’ ‘저 골목에는 지옥 끝으로 떨어지는 낭떨어지가 있다.‘ 같은 무서운 소문들이 돌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의 소문이 돌았는데 ’간절히 바라는 어느곳으로 보내준다.’라는 소문 이었습니다. -골목이 있는 마을의 주민들은 아무도 믿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화창한 봄날 이었습니다. 꽃들은 고개를 내밀어 인사를 건내고, 새들은 여기저기 쏘다니며 봄이 온것을 소문내고 다녔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새로운 한해를 반기며 포근한 햇살을 즐겼습니다. 그런 마을에 마을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마치 얼굴에 어두운 먹구름이 끼인듯한 인상의 사내가 들어섰습니다. 사내는 며칠간 물도 마시지 않은것인지 입술이 마른 강바닥 같이 갈라져 있었고, 몸뚱이는 비쩍 말라 있었으며, 눈두덩이는 푹 패여 잠을 잔것인지 모를정도로 패이고, 옷은 전쟁터에도 갔다가 온것인지 넝마와 같은 차림새 였습니다. 마친 근처를 지나고 있던 노부부가 그를 보며 깜작 놀라며 물었습니다.

 “자네, 여행중에 야생동물에게 습격이라도 당했나?”

 사내는 질문에 고개만 살래살래 저었습니다. 매우 지쳐 보였기에 노부부는 더 이상의 질문 없이 사내를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 하였습니다. 적어도 다친몸의 치료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이죠. 사내는 순순히 노부부의 뒤를 따라 갔습니다. 노부부의 집은 작고 아담했으며 작은 정원이 딸린, 친절한 노부부와 어울리는 아늑한 분위기의 집 이었습니다. 노부부는 사내의 몸 군데군데 난 상처를 치료를 해 주고 따뜻한 식사를 대접 하였습니다. 노부부는 사내에게 물었습니다.

 “그래, 자네는 어떤 인연으로 여기까지 왔는가?”

 “저는 제 찰나를 놓쳤기에 이곳에 왔습니다.”

 사내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한듯 노인은 여전히 궁금증이 가득 남았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노인이 다시금 질문을 하려던 찰나 노부인은 그런 노인의 말을 막으며 말을 꺼냈습니다.

 “놓친 인연을 찾아 여기까지 여행 하시나 보네요. 많이 고단해 보이는데 하룻밤 묵고 가세요.”

 노부인의 친절에 사내는 약간의 미소를 짓는듯 하였습니다. 그렇게 마을의 밤은 깊어져만 갔습니다. 이른 아침, 사내는 노부부의 아침식사 권유를 거절 하고 , 감사 인사를 드리고는 급히 발걸음을 어디론가 옮겼습니다. 사내가 뛰듯이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한 골목길 -골목으로 향하는 사내의 모습을 본 마을 주민들이 말렸지만, 듣지 않는듯 보였습니다.- 골목에서는 이름모를 꽃들이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거부 하는듯 향들을 짙게 내뿜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질려 돌아 갔을 정도 입니다.- 하지만, 사내는 향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듯 골목길에 계속하여 들어갔습니다. 그런 사내가 걱정되는듯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사내를 다시 나오게 하려 소리쳤지만 사내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내를 맞이했던 노부부도 마을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뛰쳐나와 사내를 만류 하였습니다.

 “자네! 거기는 들어가며 안 되네!”

 그런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도 사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계속하여 안쪽으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노인은 뛰쳐나가 사내를 붙잡고는 애원하듯 말하였습니다.

 “자네, 자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난 모르네. 하지만, 살아야하지 않겠나. 여기는 들어가면 못 나오는 곳이네!”

 노인은 있는 힘껏 사내를 끌어 당기며 골목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였습니다. 사내는 그런 노인을 돌아 보았습니다. 사내의 눈에는 슬픔도, 그 무엇도 아닌 광기에 가까운 환희만이 자리잡은 듯한 눈빛에 노인의 두팔은 힘없이 사내를 놓을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내 사내는 입을 열었습니다.

 “그 어떤 천국도, 결국엔 저에게는 그저 찬란한 지옥 이더군요.”

 그 말을 끝으로 사내는 골목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어느 한 이름 모를 꽃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사내는 그런 이름 모를 꽃 앞에서 무너지듯 쓰러져 모든 이들의 눈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사내가 사라진 골목길에는 이름 모를 꽃의 향만이 남아 사내의 빈자리를 채웠고, 그 어느곳에서도 그 사내는 더이상 볼수가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이후로도 골목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저 입에서 입으로, 노인이 손주에게, 손주가 늙어 다시 자신의 손주에게 마을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골목으로 지금도 전설로 전해지고 있을 뿐입니다. 여전히 그 골목은 슬프고도 무서운 소문만을 남긴채, 은은한 이름 모를 꽃의 향만을 간직한채 그곳에 있습니다.

2025년 5월 2일 금요일

펜텔 그래프기어 1000 리뷰

 잊을만 하면 돌아오는 블로그 주인장 입니다.
근래에 여러 일들이 겹쳐서 일어나 현생이 너무나도 바빠 블로그 글을 거진 한달만에 쓰는군요.
아무튼 저의 개인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없을테니 빠르게 리뷰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샤프는 펜텔사의 그래프기어 1000 흔히들 한국에서는 ‘그천’이라 불리는 유명한 샤프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필기구를 모으시는 분들, 특히 샤프를 모으시는 분들은 이 샤프가 반드시 콜렉션에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유명한 샤프이죠.
가격은 정가 기준 2만원, 저는 할인가로 11000원 정도에 구매를 하였습니다. 정가의 50% 할인 이라니… 생각보다 재고가 많이 남는 듯 합니다.


바디는 금속 재질을 사용하여 상당히 묵직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무광 처리를 한 덕분에 더욱이 공학적인? 왜인지 공학자들이 잘 쓸거 같은 느낌을 주는 바디에 한쪽 면에는 펜텔사의 각인과 그래프기어 1000이라는 제품명을 인쇄를 하였고, 나머지 반대쪽은 아무런 프린팅이 인쇄가 되어있지 않아 절제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클립은 탄력이라기 보다는 기계적인 장치가 되어있어 -후술할 팁 부분의 장치- 뭔가 쉽게 부숴지기 쉬울것 같은 외관과는 다르게 튼튼하게 고정을 합니다.


샤프심을 넣는 뚜껑 부분을 열면 이제는 당연해진 샤프 지우개가 나옵니다만, 꽤나 짧고 지우개로써의 지움 능력은 그다지 출중 하지는 않아 샤프심을 빠져 나오지 않게하는 용도로써 쓰임을 다 하는 지우개 입니다.
다만, 급할게 쓸때에는 아주 없는것 보나는 낫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래프기어 1000에서 가장 특징적이라 할수 있는 팁 부분입니다.
팁은 팁 보호 메커니즘을 통해 쓰지 않을시에는 몸체 속으로 넣어 팁의 파손을 방지 할수있고, 쓸 떄에는 일반적인 샤프를 쓰듯이 캡 부분을 한번 누르는 것으로 팁이 나와 조금더 내구성을 높인 모습입니다.
팁을 넣을떄에는 아까의 클립 부분을 한번 들어 올리면 그대로 팁이 들어가, 자주 샤프를 떨어뜨리는 분들에게도 팁이 그리 쉽게 망가지지 않아 추천을 할만한 샤프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립 부분은 고무 처리가 되어있어 미끄럼이 덜하지만,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약간의 유격이 있어 흔들거리는게 개인적으로는 약간은 불편했습니다.


샤프심은 스테들러의 2B 샤프심으로 넣고 가볍게 시필을 해 보았습니다.
역시 금속 재질의 샤프 답게 묵직한 필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저는 남자치고는 가녀린(?) 팔 덕분에 오랜시간 필기에는 조금은 힘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2B라는 약한 샤프심에도 샤프 자체의 무게로 눌러 쓰다보니 다른 가벼운 샤프 보다는 심이 부서지는 횟수가 조금은 덜한 느낌 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왜 이 샤프가 필기구, 특히 샤프를 모으시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알것 같았습니다.
묵직한 무게, 메탈릭하고 기계적인 흔히들 말하는 공돌이 감성이 넘치는 샤프 이기에 여성분들 보다는 역시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을거 같은 샤프 입니다.
솔직히 무게가 무게인 만큼… 손목에 무리가 조금은 가는 기분인지라…
그럼에도 필기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은 꼭 써봐야 하는 필기구라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입니다.










9월 어느날의 기록들